지난주에 폐막한 대통령기 대학야구대회를 끝으로 올 시즌 대학야구가 모두 막을 내렸다. 앞선 9월에는 2020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이 열렸다.
한국대학야구연맹은 당초 U-리그 왕중왕전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이전에 치르려고 했지만 당초 계획보다 늦게 벌어졌다. U-리그 왕중왕전과 대통령기 대회는 프로 지명 이후에 벌어져 결과적으로 앞선 대회보다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연맹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드래프트 이전에 고교야구 전,후반기 일정과 대부분의 전국대회들을 모두 끝마쳤고 봉황대기 대회만 드래프트 이후에 개최했다.
협회의 행정과 비교하면 대학야구연맹의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대회를 드래프트 이전에 치렀다고 해서 대학선수들의 지명 숫자가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대학선수들은 고교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카우트들에게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8월 감독자회의 때 대부분의 대학 감독들은 왕중왕전보다는 모든 팀들이 참가하는 대통령기 대회를 프로 지명 이전에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2개 대회 모두 드래프트 이후에야 열리고 말았다.
지난번 칼럼에서도 지적했지만 한국대학야구연맹은 아직까지 올해 대의원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다. 고천봉 회장 당선 후 아직 총회가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연맹에서는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사회는 개최하면서 총회는 열지 않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대회를 치르고 이사회와 감독자회의도 개최하면서 유독 대의원총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와 관련해서 연맹에 질문을 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한국대학야구연맹에는 협회의 인준을 받지 않은 임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김대일 회장 재임 시에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인준을 받지 않은 부회장이 연맹 행정에 관여하여 문제가 된 일이 있었는데 지금의 연맹도 마찬가지이다. 연맹 규약에는 분명 임원들은 협회의 인준을 받아야한다고 되어있지만 무슨 이유인지 연맹에는 인준을 받지 않은 임원들이 존재한다.
연맹은 지난 10월 ‘2020 한국대학야구연맹 시상식’을 개최했는데 이때도 인준을 받지 않은 임원이 공로상을 수상한 일이 있었다. 연맹은 이 자리에서 미스코리아 출신을 대통령기대회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물론 대회 홍보를 위해 홍보대사를 위촉하고 연맹과 대학야구발전에 공로가 있는 임원들에게 상을 주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올해 대회가 모두 끝나지도 않은 상황(대통령기 대회 이전)에서 어떤 기준으로 공로상을 수여한 것인지는 알기가 어렵다.
연맹은 미스코리아 출신을 홍보대사로 위촉했지만 정작 대통령기 대회는 단 한경기도 TV로 중계되지 않았고 언론의 무관심속에 벌어졌다. 이번 대통령기 대회에는 강릉영동대의 배세종 투수가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지만 몇몇 인터넷 언론을 제외하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다. 한가지 더 지적하자면 연맹 홈페이지에는 강릉영동대의 공격 기록지만 올라와있을 뿐 상대팀인 제주국제대의 공격 기록지가 올라오지 않아 배세종 투수의 자세한 투구내용을 아직까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홍보대사 위촉과 공로상 수여를 굳이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연맹의 행정이 아쉬운 대목이다. 대회를 치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언론 보도와 중계방송이다. 막상 대회는 중계조차 되지 않는데 홍보대사를 위촉하는 것은 일의 우선순위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올해 연맹의 운영을 보면 여러 가지로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고천봉 회장의 1년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이렇게 연맹 운영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관심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대학야구연맹이 대한야구협회에서 분리 독립되어 정가맹단체로 활동하는 것도 5년이 되었다. 몇몇 대학 감독들은 이럴 바에야 차라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 복귀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물론 대학 감독들의 이런 생각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와서 연맹을 해체하고 협회로 복귀하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야구를 제외한 축구, 농구, 배구 등은 대학연맹 뿐 아니라 고교연맹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아무래도 협회에서 국내대회를 모두 관장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연맹이 대회를 주최하는 것이 대회운영과 홍보를 위해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야구연맹은 예전에도 몇 차례 협회로부터 독립해 운영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협회로 복귀한 적이 있었는데, 만약 이번에 협회로 복귀한다면 또다시 대학연맹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연맹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긴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학 감독들이 힘을 합쳐 대학야구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학 감독들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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