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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19-11-27
[고교야구팀 탐방]경기상고 야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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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경기상고(교장 이상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야구부를 창단하였다. 서울 소재 고교로는 19번째 야구팀이 탄생한 것이다.
 
지난 1923년 개교한 경기상고는 1963년에 야구부를 창단하여 1975년 해체하였고 1982년 재창단해 1993년 다시 해체하였다. 이번 창단은 3번째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경기상고 야구부의 재창단에는 경기상고 65회 졸업생인 총동문회 안형진 야구부후원회장을 비롯한 동문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경기상고는 전국대회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지역예선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모든 팀들이 출전하는 봉황대기대회에서도 승리보다는 패한 기록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경기상고를 졸업한 선수로는 예전에 방송 해설을 하기도 했던 강원도야구소프트볼협회의 이광권 심판위원장(1973년 졸업)과 KBS에서 해설가로 활동하는 이용철 위원(1984년 졸업)을 꼽을 수 있다. 롯데와 두산에서 활약했던 유필선(1989년 졸업) 두산베어스 운영1팀 차장과 노석기(1990년 졸업) LG트윈스 육성팀장도 경기상고 출신이다.
 
경기상고는 팀을 재창단하면서 경기상고 63회 졸업생인 최덕현 감독을 사령탑으로 섭외하였다. 화곡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최 감독은 신월중학교와 경기상고를 거쳐 OB베어스와 한화이글스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경기상고 최덕현 감독
 
최 감독이 재학하던 당시 경기상고는 도영권 감독이 팀을 이끌었는데 팀 전력이 약해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최덕현 감독은 3학년이던 1989년 봉황대기고교야구대회 1회전에 포수로 출전했는데 군산상고와 이틀간의 연장13회 접전 끝에 1-2로 아쉽게 패한 적이 있다. 황금사자기 때는 성남고와 1회전에서 맞붙어 0-8로 졌다.
 
1990년 OB베어스에 입단해서 활약했던 최 감독은 한화를 거쳐 1998년 은퇴를 하였다. 최 감독은 프로선수시절을 돌아보면 나름 열심히 연습도 하고 노력도 했지만 결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고 한다. OB베어스가 발간한 당시 팬북에는 그를 최고의 연습벌레로 소개하는 내용이 나와있다.
 
최 감독은 은퇴한 후에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며 생활체육지도자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보디빌딩 대회에도 출전하고 헬스잡지에 인터뷰기사도 실리는 등 웨이트 트레이닝에 빠져있던 최 감독은 2014년 말쯤 서울고 코치로 다시 야구계에 복귀하게 된다. 2016년과 2017년에 연세대 코치로도 재직했던 최덕현 감독은 2017년 시즌 끝 무렵에 다시 서울고 코치를 맡아 2018년까지 있었고 이번에 경기상고의 3번째 창단과 함께 처음으로 고교팀 감독을 맡게 되었다.
 
경기상고는 올해 황금사자기 대회에 출전하면서 전국대회 첫 경기를 치렀다. 개막전에서 휘문고와 맞붙었는데 당시 연장10회 승부치기 끝에 7-8로 아쉽게 역전패하기는 했지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휘문고를 맞아 선전함으로써 많은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상고는 협회장기 대회는 1회전에서 신일고에게 1-11로 패했고 봉황대기 대회에서는 인상고에게 4-11로 지면서 2019년 전국대회 성적을 3패로 마무리하였다.
 
하지만 경기상고는 얼마 전 벌어진 2019 우리은행장기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에서 예선전적 3승 1패를 기록하고 8강 토너먼트에 진입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게 했다. 8강에서 맞붙은 충암고와 연장11회까지 2-2 무승부를 기록했고 추첨 끝에 아쉽게 4-5로 패하긴 했지만 신생팀으로서 좋은 경기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울시 주최 대회에서 창단 첫해에 결승 8강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또한 경기상고는 올해 주말리그에서 1승을 포함 총 4승을 거두었는데, 이것도 신생팀으로서는 새로운 기록이다.
 
경기상고는 올 시즌을 3학년 없이 1,2학년들로만 경기를 치렀다. 서울시 추계리그는 다른 팀들도 모두 1,2학년들만 출전했기 때문에 경기상고로서는 같은 조건에서 팀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대회였을 것이다.
 
경기상고는 현재 26명의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2학년이 17명, 1학년이 9명이다. 2학년 선수들은 서울고 등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경기상고 야구부 선수들
 
경기상고의 전력을 살펴보면 팀의 주축 투수인 이준기 선수는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6과 1/3이닝동안 1실점하며 호투하였다. 지난해 성남고에서 1년을 보내고 올해 전학을 왔는데 구속이 140km/h 정도이며 승부욕이 강한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제구력도 좋은 편인데 앞으로 신장과 구속이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한다.
 
경기상고에는 이외에도 좌완 황태인 투수와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구민수 선수가 있다. 황태인 선수는 서울시 추계리그에서 1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구속은 130km/h 정도이며 제구력이 좋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사용하는 기교파 투수이다. 프로의 유희관 투수 스타일이라고 최 감독은 밝혔다. 구민수 선수는 130km/h 후반대의 구속을 기록하고 있는데 스피드가 늘어나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전영준 투수와 190cm의 장신인 이인성 투수, 사이드암 김태욱 투수가 있는데, 이들 3명의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경기상고 마운드가 좀 더 무게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최덕현 감독은 기대했다.
 
타력은 팀의 주장과 포수를 맡고 있는 4번타자 안진 선수가 중심이다. 염호준 선수는 중심 타순을 맡고 있는데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아 경기상고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팀의 테이블 세터는 장우창 선수와 유준서 선수인데, 장우창 선수(2루수)는 도루능력이 있고 발이 빠른 것이 장점이며 유격수인 유준서 선수는 팀배팅과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중견수인 김서진 선수와 최진성 선수가 중심타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덕현 감독은 특히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수비력에 있다며 경기상고 야구부는 수비가 좋은 것이 강점이라고 한다. 추계리그 예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도 수비연습을 충실히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덕현 감독이 경기상고를 이끌면서 갖고 있는 철학은 선수들은 운동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선수들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은 꼭 우등생이 아니더라도 모범생은 되어야 한다고 최 감독은 강조한다.
 
경기상고 야구부에는 선수들이 지켜야할 10계명이 있다. '그라운드에서 근성 있고 모든 플레이를 파이팅 넘치게 최선을 다한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 걷지 않고 뛰어다닌다. 감독, 코치의 지시가 떨어졌으면 큰소리로 대답하고 이행한다. 훈련시간, 등교 시간 모든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 등의 10가지 지켜야할 사항들이 감독실 한쪽에 붙어있다.
 
경기나 연습 전 경기상고 선수들은 이것들을 외치면서 운동을 시작한다. 또한 "야구를 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 는 그라운드에 대한 인사와 함께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팀~웍!"이라는 구호도 함께 외친다.
 
선수들이 같이 손을 잡고 원하는 것들을 기도하는 시간도 경기나 시합 전에 결코 빠트리지 않는다.
 
고교야구는 선수들이 운동선수로서 예의 있고 학생다운 야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최 감독은 강조한다.
 
경기상고 야구부 선수들
 
최 감독은 요즘 마음이 무척 바쁘다. 야구부를 재창단하면서 동문들의 기대가 많기 때문에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도 내야하고 선수들의 진로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감독이 열심히 한다고 해도 프로나 대학에 갈수 있는 선수들은 한정되어 있다.
 
최 감독은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그것을 통해 배울 수만 있다면 앞으로 선수들이 어떤 일을 한다고 해도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야구로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야구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최덕현 감독은 주장한다. 야구를 하는 지금 이순간이 가장 중요하며 매순간 최선을 다해 임한다면 꼭 운동으로 성공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사회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최 감독은 굳게 믿고 있다.
 
또한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최덕현 감독은 말한다.
 
최덕현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때론 엄하기도 하지만 항상 의견을 교환하고 있으며 감독이 잘못을 했을 경우에는 직접 사과를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고자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보여주는 것이 아닌 발전을 위한 교육, 인성교육을 저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선수들에게는 때론 절박함도 필요합니다."
 
경기상고 야구부 선수들
 
최덕현 감독은 최근의 고교야구에 대해서도 몇 가지 의견을 나타냈다. 우선 일본고교야구의 인기가 부럽다며 한국에서도 봉황대기 같은 전통 있는 고교대회가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이 부족한 점도 아쉽다.
 
고교대회에서 시행중인 투구수 제한도 선수보호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조금은 완화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최감독의 바람이다.
 
경기상고는 2023년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고 한다. 최덕현 감독은 현재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쯤 전국대회 16강이나 8강을 목표로 하고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23년쯤이면 전국대회 4강 또는 우승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덕현 감독은 현재 경기상고 야구부 선수들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중이다. 조만간 인쇄 작업을 해서 선수들에게 나누어줄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 감독은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팀 성적과 더불어 선수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느냐가 최대의 관심사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며 스스로 생각했을 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마음이다.
 
요즘 고교야구가 많이 침체되어 있다. 예전의 고교야구 열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팬들로 넘쳐나던 관중석은 몇몇 동문들과 학부모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덕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편으로 한국 고교야구의 희망을 보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승패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야구, 패기 넘치고 예의바른 고교야구가 정착된다면 멀어졌던 팬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기대도 되었다.
 
이제 2019년의 한국 고교야구는 모두 마무리가 되었다. 내년에는 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것이다. 내년 경기상고 야구부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경기상고 야구부 선수 명단
▲부장:김재익
▲감독:최덕현
▲코치:엄종수, 명순신, 이정호(3명)
▲2학년:구민수, 김도현, 김태욱, 이인성, 이준기, 전영준, 차영우, 채종완, 황태인, 안진, 박성재, 염호준, 유준서, 장우창, 김서진, 최진성, 황준서(17명)
▲1학년:백승현, 유한종, 이민수, 이준학, 이호영, 임예찬, 문보성, 김중원, 정현진(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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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선 기자 ihu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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